지금의 나는,
그 어떤 달콤한 말로도, 그 어떤 혹독한 말로도 다 표현할 수 없는 시간을 지나왔다.
지옥의 상황에서 살기 위해 선택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이혼,
그 후에 이어진 부정적 시선과 구설 속에서도 당당하려 애썼던 현실의 당혹감,
내 삶을 이리저리 요동치게 만들던 크고 작은 무너짐들.
그건 단지 실패와 아픔이 아니라
존재 전체가 흔들리는 격변의 시간이었다.
그리고 나의 그 결단과 고난을
나와 아이들을 위한 최선의 선택으로
조심스럽게 이해하게 되었다.
그 선택은 이제껏 외면하고 있던
‘진짜 나’에게로 이끌기 위한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다.
우습지만, 사주에도 주홍 글씨처럼 박혀 있었다.
그리고, 긴 흐름 속에 결국 지금 이 자리에까지 도달하게 했다.
그 여정에는
생각보다 훨씬 더 길고 어두운 터널이 떡하니 버티고 있었다.
현실이 주는 금전적 중압감.
엄마라는 무게에서 오는 부족함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온갖 갈등,
손에서 놓지 못하는 집착,
스스로를 소진시키는 욕망들.
그건 갈망이나 열정이 아닌,
나도 몰랐던
나의 골깊은 결핍들이 민낯을 드러내는 과정이었다.
그 때, 사회적인 소외감으로
우울감과 두려움도 함께 커져갔던 시기였었다.
나는 그 어둠의 외로움 안에서,
내가 누군지조차 잊을 만큼 혼란 속에 매번 흔들렸고
누군가를 붙잡는 허우적 거리는 손길의 끝자락엔,
사실은 나를 찾고 있었음을...
한참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처받을 걸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기대감으로 다시 빠져든다.
확실하지 않은 관계에서,
자신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거듭 확인하려 애쓰고,
불안 속에서 애정을 더 갈구하며,
사랑이라는 명분 아래
서로를 소모시키는 후회에
모든 집념을 불태우기도 한다.
인간의 사랑은 아름다움을 품고 있지만,
그 안엔 늘 ‘소유’와 ‘확인’이라는 욕망이 꿈틀거고 있다.
“나를 사랑해줘”
“내가 네 전부가 되고 싶어”
“나만 바라봐줘”
"왜 내게 표현을 안 해?"
"왜 연락도 안하고 읽씹을 해?"
하지만 우리의 길은 답습의 연속이다.
반복 강박의 틀에서 쉽게 벗어나질 못한다.
그 사랑의 어두운 그림자에 영혼을 빼앗긴 뒤에야,
진짜 사랑의 얼굴을 찾을 수 있는 보통 사람이기에....
탐욕스러운 줄 알면서도,
거짓일 거라는 자신의 속삭임을 못들은 척하면서까지
찾아온 사랑을 또 외면하지 못하는 약한 사람이기에....
불길 속을 유유히 걸어 들어가는 용기는
결국, 그 불을 더 피우지 못해 안달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재가 되고 난 뒤에야
순수한 자신을 향해 걸어가는
체험하는 성장형 인간인 것이다.
연인 카드는
사랑의 "기쁨, 설렘, 운명, 순수하고 진실한 사랑 등"
온갖 미사여구가 살을 간지럽히는 카드이다.
하지만 나에게 이 카드는,
‘자기 자신으로 회귀하는 가장 고통스러운 여정’으로 다가온다.
사람들은 다행히도 그 사랑 안에서
자신을 잃기도 하지만,
결국 본연의 자신과 마주하는 상을 받게도 된다.
사랑이란 놈은,
어딘가에 숨어서 두 사람을
아슬아슬한 흔들 다리위에 올려 놓는
장난꾸러기 같다.
나는 많은 상담을 하면서
이 터널 속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을 자주 마주친다.
눈에 보이는 모습에서
모든 사랑의 이면을 보려고 하니
뼈를 깎는 상처에 목놓아 울기도 한다.
그 안에 환상적으로 펼쳐진 길이 있다고 믿지만,
사실은 정해진 길조차 없는 혼란 속에서
계속 헤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비싼 상담료를 내고서도
자기 감정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스스로가 상처 입을까 두려워 방어 기제를 앞에 내세운다.
결국엔, 자존심 싸움으로 치달으며
상대가 자신의 거울임을 망각한 채,
모든 상황을 부정적으로만 끌고 간다.
그 부정의 에너지는
연인에게 전이되고,
그 반복 속에
사랑의 불꽃은
점점 힘을 잃고
터널 안에서 사그러든다.
하지만, 그 힘 잃은 사랑이 끝은 아니다.
여기에서 피날레는
현명함의 지혜가
다시 불꽃을 되살리고 피운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나는 그 많은 사랑 속에서도
말할 수 없는,
드러낼 수 없는 사랑들도 존재함을 안다.
그 사랑은 또 소박한 꿈을 갖는다.
하지만, 더 깊은 자책 속에
자신을 마구 훼손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나는,
이 카드가 전하는 본질을
사랑의 어떤 형태가 아닌 ‘진심의 무게’에 힘을 실어 본다.
모든 사람을 껴안을 수 있는 감정의 정수.
있는 그대로의 모습,
그 자체를 인정하고 포근히 안아주는 마음이
진실한 사랑이 아닐까 싶다.
나는 현재,
사랑의 뒤안길에 길게 버티고 있는 터널을 지나
이젠, 내리쬐는 햇빛을 당당히 즐기고 있다.
물론 여전히 나도 사랑을 갈망한다.
지금도 누군가와의 깊은 연결, 아름다운 감정의 흐름을 바란다.
하지만 그 갈망은 이제 누군가를 소유하려는 마음이 아니라,
함께 모든 것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혹시 어딘가의 터널 속에서 길을 잃은 채
'사랑'이라는 이름을 붙잡고 있다면
'연인 카드'는 당신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랑을 찾기 위해
타인을 찾지 마세요.
당신을 사랑하는 힘이 깨어날 때,
비로소 세상 모든 사랑은
그 힘에 끌려 당신에게 다가올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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