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을 손에 쥐기 위한 거센 폭풍을 지나온 뒤,
긴장감이 풀린 라엘은 잠시 힘이 빠졌지만,
그 곁엔 미라키가 있었고,
미라키 곁엔 라엘이 있었다.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안도감이 스며들어,
두 사람은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마지막 관문을 향해 나아갔다.
고요한 숲길.
자연의 따스한 내음 속을 말없이 걷던 두 사람의 머리 위로
언제부턴가 달의 보호가 밀려가고,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스며들며
라엘과 미라키의 발걸음을 부드럽게 감싸기 시작했다.
그 따사로운 빛 속에서
라엘이 조심스레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미라키,”
“우리는… 어떤 관계였어?”
그녀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처음 그 서고에서 만났을 때부터
이미 마음속에서 맴돌고 있던 질문이었다.
“네가 나를 바라보는 그 눈빛 속엔 너무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어.
하지만 나는 짐작조차 할 수가 없어.
넌 천 년이라는 시간을 나를 기다려왔다고 했지.
그런데 내가 어떻게… 천 년 전에 널 만날 수 있었던 걸까?”
“모든 게 너무 미스테리야.
그런데, 이상하게도 넌 전혀 낯설지 않았어. 처음부터.
그 간절한 눈빛을 보는 순간…
내 마음 어딘가가 아릿하게 반응했어.”
미라키는 걸음을 멈췄다.
부드럽게 고개를 돌려 라엘을 바라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라엘, 넌 모든 걸 알고 있어.
지금은 그저 망각의 상태일 뿐이야.
우리는 계속…
영혼의 깊은 차원에서 연결되어 있었어.
그 끈은 시간도, 공간도 초월했지.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네 주변조차 맴돌 수도 없었을 거야.
그것만은 신에게 허락받은 일이었거든.”
“그리고, 너는 이제 세 개의 시험을 통과했어.
컵, 완드, 소드를 모두 손에 넣었지.
그걸 통과하지 않았다면…
난 지금 이 이야기도 꺼낼 수 없었을 거야.
그건 오래전부터 정해진 금기였어.”
“하지만, 넌 이제 마지막 관문을 앞두고 있어.
편하게 생각해도 돼.
이번엔 선물을 받는다고 여겨도 좋을 거야.”
라엘은 살며시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우리에게 감당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었구나…
그런 예감은 사실 있었어.
수수께끼를 풀어야 한다는 말…
그것도 어쩌면,
모든 걸 회복하려는 너의 노력이 날 여기까지 이끌었겠지."
그녀의 말에서,
미라키는 라엘의 마음이 한층 가벼워진 것을 느꼈다.
이젠 체념이 아니라—
모든 걸 제자리로 되돌리고자 하는 의지.
라엘은 너무도 의연하게,
그 모든 걸 ‘수용’하겠다는 태도로 자신을 열고 있었다.
두 사람은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빛 아래,
이슬을 머금은 듯 빛나는 서로의 눈동자를 바라보다가
부끄러운 듯 다시 시선을 앞으로 돌리고,
잔잔히 미소를 지었다.
“라엘,” 미라키가 말했다.
“넌 이미 생명을 건 시험을 지나왔어.
지금 넌, 자연스럽게 너 자신을 회복하고 있는 중이야.”
“그렇다면, 미라키…
우리가 마지막으로 쟁취해야 할 이 펜타클은…
어떤 존재로 받아들여야 해?”
라엘의 목소리에는
단지 ‘받는 선물’이 아니라
그 선물이 품고 있는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고자 하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미라키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라엘과 함께 천천히 발을 옮겼다.
“라엘, 내가 걸으면서 말했지.
이번은… 편안하게 생각해도 된다고.
너는 이미 모든 걸 견뎌냈고,
이건 그에 대한 보상이야.
하지만—이 보상이 완전체는 아니야.”
미라키의 말투는 차분했지만,
그 안엔 흔들림 없는 무게가 담겨 있었다.
“에이스 펜타클은…
그저 네 것이 되는 걸로 끝나지 않아.
넌 이 선물을 통해,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우리에게 돌아가기 위해 어떻게 써야 할지를 배워야 해.
이 펜타클은 사람들에게도 큰 선물이 될 수 있어.
풍성한 결실.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기회.
삶을 이루는 땅과, 현실의 터전이야.
하지만—모든 게 쉽진 않지.
끝까지 견디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거든.
처음엔 누구나 다 희망을 품고 출발하지만,
막상 시련이 오면 대부분 포기하게 돼.
그러면 그 보상은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거야.”
미라키는 라엘의 어깨에 부드럽게 손을 얹었다.
가볍게, 그러나 정성스럽게 토닥이며 말을 이었다.
“라엘,
너는 그런 사람들을 도와야 해.
끝까지 걸을 수 있도록.
그리고 그들을 돕기 위해서라도,
이 펜타클을 귀하고, 소중하게 다뤄야 해.”
그때였다.
주변의 공기가 바뀌는 게 느껴졌다.
정적이 감도는 숲의 중심.
바람조차 멈춘 듯, 시간도 숨을 죽였다. 아니, 멈춘 듯 했다.
라엘도 천천히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그녀의 등짐 속에 있는 컵, 완드, 소드를 조용히 만졌다. 확인하고 싶었다.
그녀는 알았다.
이 마지막 관문을 지나면, 자신의 모든 것을 풀 수 있는 열쇠를 모두 쥐게 된다는 것을.
진짜 여정이 시작된다는 것을.
햇살이 조금씩 짙어지며
숲의 끝자락에서부터 땅이 점점 평평해지기 시작했지만,
너무도 고요히 일어나고 있었다.
라엘은 이 자체도 너무나 경이로웠다.
라엘과 미라키가 있는 곳까지 그 기운이 뻗쳐 올 때 쯤,
은은하면서도 금빛 찬란한 둥근 태양같은 문양이
조금씩 아주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마치 자라는 듯한 느낌까지 들었다.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그 거대한 원 안에 다섯 개의 고대 상징이 새겨진 듯한 문양,
바로 ‘펜타클’이었다.
라엘과 미라키는 미동도 없이 그 광경을 지켜보며
자신들도 황금으로 물드는 듯한 착각 속에 빠졌다.
그 중심에는 둥근 오목한 홈이 있었고,
그 안에는 한 알의 씨앗이, 아니 아주 조그만 하나의 생명같은 숨결이 들리는 듯 했다.
“이게… 펜타클.”
라엘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건 단지 상징이 아니야… 살아 있어.
이건 마지막 원소이자,
모든 가능성이 잠든 중심이야.
그리고 오늘—
그 씨앗이 깨어나려 하고 있어.”
미라키가 들뜬 목소리로 지금껏 들어보지 못한 크기의 목소리로
환호성을 지르듯 말했다.
그때, 땅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하더니,
펜타클 문양의 다섯 갈래 경계선에서
각기 다른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았다.
동·서·남·북 그리고 중심.
그 다섯 방향에서
각기 다른 아주 큰 존재들이 성큼성큼 같은 보조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미라키와 라엘을 둘러쌌다.
정말 모두 빛처럼 느껴질 정도로 찬란하며 숙연함을 자아냈다.
동쪽의 빛 속에서 등장한 루미아는
하늘의 정오를 품은 듯한 태양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황금빛 불꽃처럼 흘렀고,
그 눈동자엔 아직 태어나지 않은 모든 영감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말했다.
“이 씨앗은 창조가 될 수 있다.
예술, 철학, 목소리, 이름 없는 것들.
너의 생각이 형상이 되고,
네 사상이 현실을 바꾸게 될 것이다.
하지만—
창조는 종종 외롭고,
그 가치를 누구도 알아주지 않을 수 있어.
그 어둠 속에서도 너는 빛을 잃지 않을 수 있겠는가?”
라엘을 향한 첫 번째 질문이었다.
이어서, 남쪽에서 물결처럼 흘러온 존재, 에일렌이 말했다.
그녀가 발을 딛는 자리엔
연못이 생기고, 꽃들이 피어났다.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지만,
라엘은 침묵 속에 다소곳하게 손을 모으고
신들의 질문들을 놓치지 않으려 애를 쓰고 있었다.
“이 씨앗은 생명이 될 수 있다.
사랑, 가족, 치유, 탄생.
너는 누군가를 품고, 함께 살아갈 수 있다.
또는 사람들을 감싸는 감정의 정원을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생명을 다룬다는 것은 책임을 다룬다는 뜻.
고통조차 함께 감당할 용기가 너에겐 있는가?”
두 번째 질문이 끝나자,
서쪽의 어둠 속에서 묵직하게 등장한 드라온이 입을 열었다.
그의 몸은 돌과 나무로 이루어진 듯했고,
말없이 그 존재만으로도 대지의 깊은 숨결을 전하는 듯 했다.
“이 씨앗은 기반이 될 수 있다.
집, 재물, 시스템, 농장, 공동체…
현실을 이루는 모든 구조의 시작.
하지만—
소유는 욕심을 부르고,
욕심은 사람을 삼킨다.
너는 그 탐욕을 넘어서 이 기반을 지킬 수 있는가?”
그리고, 마지막 신....
북쪽에서 일렁이는 그림자와 함께 다가온 리베르타는
한 쪽 날개를 지닌 반투명의 존재였다.
그녀는 끊임없이 형태가 변했고,
그 안에서 수천 개의 가능성이 피어났다 사라졌다.
“이 씨앗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어떤 형태도 가능하지만,
네가 지금 무엇을 원하느냐에 따라
그 미래는 전혀 달라질 것이다.
너는 하나의 씨앗을 심지만,
그 뿌리는 여러 갈래로 퍼진다.
무엇을 뿌릴지, 어디에 뿌릴지—
그것은 오직 너의 ‘지금’이 정해야 하고,
그 약속을 절대 저버려선 안 된다. 알겠느냐?
이제 라엘이 그 신들 앞에서 답을 할 차례였다.
라엘은 고개를 들고,
첫 번째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루미아를 향해
천천히, 그러나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루미아 신이시여,
저는 그 고독함이 어떤 것인지 압니다.
빛이 닿지 않는 곳에서
제 마음의 목소리를 꺼내는 일이
얼마나 외롭고 무서운 일인지…
저는 오래도록 경험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 어둠 속에서조차 저는
제 안의 불꽃이 꺼지지 않았다는 걸 압니다.
그 불꽃은,
언젠가 누군가의 어둠을 비추기 위해 살아 있던 것이었음을
지금… 확신합니다.
그러니, 창조의 고독 속에서도
저는 빛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루미아는 살며시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주변에서 작은 황금빛 꽃잎들이 피어올랐다.
라엘은 다시 시선을 옮겨
부드럽게 미소 짓고 있는 에일렌을 향해 말했다.
“에일렌 신이시여,
저는 이제
사랑을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누군가를 품는 일이
때로는 자신을 잃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걸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하는 삶의 따뜻함을,
이 여정을 통해 배웠습니다.
그 고통조차
누군가의 삶을 안아주는 힘이 될 수 있다면,
저는 기꺼이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생명을 다루는 자의 책임이라면…
저는 그것을 선택하겠습니다.”
에일렌의 눈동자에 이슬이 맺히는 듯 반짝였다.
그녀가 딛고 선 연못에서
연꽃 한 송이가 피어올랐다.
이제 라엘은
무거운 기운을 품고 있는 드라온을 향해
조금 더 단단한 어조로 말했다.
“드라온 신이시여,
기반을 만든다는 것은
단순히 집을 짓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제
삶의 터전이 무엇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 압니다.
탐욕이 아니라 나눔으로,
불안이 아니라 믿음으로
저는 그 기초를 다지고 싶습니다.
제가 얻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반드시 함께 나눌 것이고,
제가 소유하게 된다면,
그 소유가 누군가에게 쉼터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 기반 위에,
진짜 ‘삶’을 피워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드라온의 눈빛은 무겁고 깊었다.
그는 조용히 자신의 두 손을 흙 위에 얹었고,
그 자리에 단단한 나무 한 그루가 자라났다.
마지막으로,
라엘은 리베르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형상은 여전히 바람처럼 일렁이고 있었지만,
라엘은 더 이상 그 불확실함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리베르타 신이시여,
저는 수많은 갈림길을 지나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 어떤 선택도,
그날의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는 것을
지금은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 씨앗을 통해
또 한 번의 선택을 하려 합니다.
이 선택은 단지 저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에 기회를 건네기 위한 선택입니다.
그 씨앗이 어디에 뿌리를 내릴지는 아직 모르지만,
저는 그 뿌리가 나 아닌 ‘우리’를 향해 자라나길 바랍니다.
그러니,
저는 이 약속을…
절대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리베르타는 조용히 그녀의 날개를 펼쳤고,
그 안에서 빛과 그림자가 어우러지며
하나의 문양을 만들었다.
펜타클과 닮은 문양이었지만,
더 복잡하고 살아 있는 듯한 형태였다.
그 순간,
네 신은 서로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고—
하늘 위에서
금빛의 고리 하나가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 고리는 서서히 라엘의 앞에 다가와,
펜타클의 중심 위에 천천히 내려앉았다.
그리고,
그 안의 씨앗이 더욱 맑은 숨결을 내뱉으며,
그 장엄하고 화려한 펜타클이
라엘의 손 위로 떠올랐다.
미라키가 조용히 말했다.
“이제… 받아.
이건 네가 얻은 것인 동시에,
세상을 위한 씨앗이야.”
라엘은 두 손을 모아
신성한 펜타클을 가슴 가까이 끌어안았다.
그 순간—
바람, 햇살, 대지, 물결, 그림자…
세상의 모든 생명의 어머니들이
그녀의 주위를 감싸 안는 느낌에
두 눈에선 하염없는 눈물이 흘러 내렸다.
그 간의 모든 아픔이 한 순간에 씻겨 내려가는
축복과 기적을 경험하는 듯 했다.
그것은
지금까지의 모든 과정의 시험이
하나로 수렴되는 축복의 순간이었다.
미라키는 그녀의 곁으로 다가와
조용히 펜타클을 감싸 안고 있는 라엘을 뜨거운 열기로 안으며 말했다.
“라엘,
이건 단지 하나의 선택이 아니라,
너의 삶 전체에 대한 응답이야.
너는 이제 모든 여정의 시작을 신들 앞에서 서약했어.
넌 이제 신들의 축복을 받았기에 당당히 너의 뜻을 펼칠 수 있고
너의 의지와 사랑을 세상에 드러낼 수 있게 되었어.
너무 대단해. 라엘...
난 네가 반드시 해낼거라고 믿었어.
고마워. 그리고, 내게도 말해 줘.
나와 함께 끝까지 천 년을 되돌리는 마법의 여정을 시작하겠다고.
날 믿는다고. 우리를 찾겠다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미라키에게 라엘도 활짝 웃으며 말했다.
"응, 미라키. 난 널 믿어.
처음부터... 널 믿는 나의 본능이 없었다면, 여기 이 자리에 난 없었어.
난 너와 끝까지 함께 할 거야.
그리고, 나의 모든 기억을 되찾고 너와 나의 존재도 반드시 되찾을거야.
이 4원소와 미라키만 있으면, 난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
날 끝까지 도와 줘. 미라키.
우리 함께 수수께끼를 찾아 떠나자,
고통이 오더라도 다 이겨낼게.
이젠 두려움 따윈 두렵지 않아.
네가 내 옆에 있으니까...."라고 말하며
미라키를 라엘이
처음으로 따뜻하게, 그리고 마음으로 안았다.
모든 대지의 생명체들이
라엘과 미라키 주위로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작은 이슬방울부터
숲의 고목, 하늘의 새들,
땅속의 곤충, 바다에서 피어오른 안개의 정령까지—
모든 생명이 그들의 첫 출발을 지켜보러 온 듯했다.
하늘엔 흰 새 떼가 떠오르고,
구름은 빛으로 물들었다.
햇살은 더욱 따뜻하고 환하게 내리쬐었고,
라엘과 미라키의 주위에는
형언할 수 없는 축복의 에너지가 흘렀다.
그들은 눈을 감은 채,
잠시 서로의 온기를 느꼈다.
말이 없어도
모든 것이 전해지는 순간이었다.
잠시 후—
라엘이 천천히 눈을 떴다.
그녀의 눈빛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미라키를 바라보며
작게, 그러나 단호하게 말했다.
“이제, 시작이야.”
그 말과 함께
하늘 위에서 아주 작고 가느다란 균열 하나가 생겼다.
그 틈 사이로
빛과 어둠, 시간과 공간이 뒤섞인
이질적인 기운이 흘러나왔다.
그것은
다음 여정의 문이었다.
라엘과 미라키는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천천히,
아무 말 없이
그 문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들의 발끝이 빛 속으로 스며들 때,
대지의 생명체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숙이며
두 사람의 뒷모습을 조용히 배웅했다.
그리고,
빛의 문이 닫히는 찰나—
하늘 깊은 곳에서
작은 울림이 퍼졌다.
“이 여정은 이제,
전설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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