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 소설 : 미라키와 라엘의 사랑

🥂 《 컵 2 : 말하지 않아도 닿는 마음 》

초영Tarot 2025. 4. 11. 23:22

《말하지 않아도 닿는 마음》

이 일러스트는 컵 2 카드의 핵심 의미인 공명, 사랑, 진심의 연결을 환상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중앙 상단에는 서로의 손을 맞잡고 마주 선 남녀가 있다.
이들은 마을 광장에서 서로의 마음을 다시 확인하며
사랑에 감동하는 이레나와 카이엘이다.
서로를 깊이 응시하는 그들의 모습은 단순한 연애 감정을 넘어선, 영혼의 동맹을 상징한다.

그 아래, 눈을 감고 가슴에 손을 얹은 또 다른 두 인물이 등장한다.
이들은 바로 라엘과 미라키다.
그들은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지만,
이레나와 카이엘의 고백을 통해 자신들의 오래된 기억과 감정에 공명하며
말없이 감정을 나누는 순간을 맞이한다.

그림의 하단에는 두 개의 황금 컵이 놓여 있고,
그 컵들에서 흰 빛의 띠가 솟아올라 하늘 위 인물들을 향해 교차하며 엮인다.
이 빛의 흐름은 감정의 흐름이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서로의 마음을 연결한다
는 상징으로 사용되었다.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몽환적인 하늘빛 톤은
현실과 꿈,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선에 있는 신성함을 표출한다.
또한, 이 장면은 진심이 기적을 일으키는 순간이며,
타인의 진실한 사랑이 또 다른 사람의 마음을 열게도 하는

사랑의 파동을 그려낸 것이기도 하다.

 

 

“감정은 두려움 속에 숨어 있지만,
서로 마주보는 순간, 그것은 기적이 된다.”

 


달빛 아래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말은 없었다.
그러나 각자의 발걸음은,
어쩐지 전과는 다른 무게를 품고 있었다.


라엘에게 이 밤은,
단순한 목격이 아닌 계시의 연속이었다.


'인간의 사랑'이라는 거울 속에서
자신들이 잊고 있던 진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의 방향을 느끼고 있었다.
미라키도 많은 생각에 잠기는 시간이었다.


천 년 전의 라엘과 자신,
실수와 오해, 이별, 벌…
그리고 지금, 함께 걷고 있는 이 여정.

그 모든 상황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며
하나의 결론으로 다가왔다.


이제 자신과 라엘은,
같은 길 위에 서 있다는 것. 


그 순간, 미라키는 자신의 소원이
이미 이루어졌음을 깨우쳤다.
잃었던 형체를 찾고,
라엘의 눈을 바라보는 것이었기에...






한편, 이레나와 카이엘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고 생경했다.
마치 신을 만나고 온 듯한 혼란과 떨림.
그 기묘한 감정은 아직도 가슴 깊이에서
쿵쾅이며 메아리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대체 누구에게 말할 수 있을까...?'
그 질문은 두 사람의 내면에서
조용히 울려 퍼지고 있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그들은 이제,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서로의 오해는 풀렸고,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물보다 먼저,
진심으로 확인했기 때문
이었다.

그리고 문득—
그들에겐 또 다른 의문이 피어났다.
라엘과 미라키.

사람 같지만,
사람을 넘어선 기운.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무언가 신적인 파동을 지닌 존재.

오늘 이들의 방문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 밤이,
그저 스쳐 지나는 동행이 아닌
신의 축복이라는 것을...

 


 

 

마당 앞에 다다르자,
그들은 현실로 돌아왔음을 직감했다.


그러나 마음만큼은 아직,
프시케의 강렬한 여운을 간직한 채
각자의 울림과 함께였다.

이레나는 라엘을 바라보며
작은 미소를 건넸다.


그 안엔 감사, 여운,
그리고 호기심을 품은 경외감도 스며 있었다.

“오늘 밤…
참 이상하게,
많은 게 정리된 기분이에요.”
이레나가 속삭이듯 말했다.

라엘은 짧게 고개를 끄덕이며,
‘잘했어요’라는 따뜻한 눈빛
이레나에게 건넸다.

그 순간, 미라키도 조용히 이레나를 바라봤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아직
감동이 가라앉지 않은
작은 물결이 일렁이고 있었다.

“오늘을
우리 모두의 기적이라 불러도 되겠죠?”

미라키가 말했다.

이레나는 그 말에 조용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기적이 아니고선…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없어요.”

그렇게 네 사람은—
지친 몸으로 집 안으로 들어섰지만,
그 마음만큼은 어느 때보다 행복한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다.

마치, 이 밤이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마법과 회복의 밤이었다는 걸
서로의 기척으로 확인하며.

 


 

 

그리고,
이레나는 라엘에게 “같이 잘래요?”라고 말을 건넸다.

방이 두 개이기도 했지만,
라엘과 좀 더 친해지고 싶은 
유대감과 배려도 숨어 있었다.

라엘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요. 그러고 싶네요.”

반면, 미라키와 카이엘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할아버지의 방으로 함께 들어갔다.

이 자체도 뭔가
경이스러움이 느껴지는 이상한 밤이기도 했다.

 


 

라엘과 이레나는 등불을 끄고
서로 천정을 바라보며 자신만의 생각에 잠겼다.
이불의 따스함이 온 몸을 파고들고 있었다.


잠시 후 이레나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먼저 말을 꺼냈다.

“라엘, 미라키와는 어떤 사이예요?”

예상했던 질문이었다.
라엘은 이레나를 향해 돌아 누웠지만,
잠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라엘 역시, 궁금하긴 마찬가지였다.

“…글쎄요. 저도 아직 잘 모르겠어요.
서로에게 어떤 의미인지.


하지만, 같이 있을 때마다…
내가 ‘살아 있다’는 걸 느껴요.

그 말에 이레나는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그 사람을 좋아하긴 하는데,
왠지 모르게,
말을 꺼내는 게 두려운 거죠?”

라엘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어떤 해결을 위해 함께 하고 있어요.
제가 어쩜, 찾아야 할 것이 더 많죠.
미라키와의 관계도 제겐 큰 숙제에요.
미라키에게 아마 제가 큰 상처를 줬던 것 같아요."

라엘은 이레나에게 큰 용기를 가지고
자신의 내면을 보여준 것이었다.
그런 사실을 이레나는 전혀 눈치챌 수 없었겠지만...

하지만, 라엘의 말은,
이레나의 오래된 감정을 자극했다.

“저도 앞으로의 과제가 많네요.
전 어느새 욕쟁이에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이 됐어요.


아버님이 계신데도...
하지만, 한 번도 절 탓하시지 않으셨어요.
제가 어떤 마음인지 다 알고 계신 것처럼,
절 항상 안타깝게 바라봐 주셨죠.


그 마음을 다 느끼면서도
전, 습관적으로 더 막나갔던 것 같아요.
너무 후회가 돼요. 


라엘씨도 우리 부부의 행동에
많이 놀라셨을 것 같아요,

하지만, 우리 둘 다 본래 그런 사람들이 아니었답니다.


이젠 저도
본연의 제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라도 늦지 않았겠죠?
그래서, 사실은 더 기뻐요."

“이레나, 너무 훌륭해요.
사랑은 자신을 진정 사랑할 수 있는 사람만이
행할 수 있는 마음인 것 같아요.


그리고, 이 마을의 분위기가
두 사람을 또 그렇게 몰아갔을 수도 있어요.


이제, 모든 것이 바뀌고 제 자리를 찾을 수 있을 거라 믿어요.
그러니, 자신과의 약속을 꼭 지키길 저도 염원할게요.

"고마워요. 라엘과 미라키를 만난 덕분에
전 이제 진심으로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둘은 말없이 미소를 띄우며 잠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 사이, 마을엔 작은 진실의 씨앗들이 뿌려지고 있었다.

 


 

 

거의 동시에
잠에 빠져든 라엘과 이레나의 꿈 속에

똑같은 장면이 계시처럼 펼쳐지고 있었다.

밤의 하늘 위를 유영하는 빛의 존재들—

천사들이었다.

작고 바쁜 손을 가진 천사들이
마을 집집마다 날아다니며
창문을 조심스레 열고,
잠들어 있는 마을 사람들에게
작은 씨앗을 입 안에 넣고 있었다.

그 씨앗은
햇빛처럼 투명했고,
별빛처럼 따뜻했으며,
사람들 마음 깊은 곳을 조용히 열어주고 있었다.

“거짓 없이, 사랑하게 하소서.”

“두려움 없이, 고백하게 하소서.”

“상처 없이, 받아들이게 하소서.”

각 천사는
기도처럼 짧은 말을 남기며,
자신들이 있는 곳으로 다시 돌아가는 꿈이었다.

 

 


 

 

그리고, 이레나와 라엘은 똑같이 눈을 떴다.
분명 꿈인데—
너무도 생생했다.
바로 옆에서 지켜본 것처럼....

라엘과 이레나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놀랍게도, 두 사람은 동시에 같은 말을 꺼냈다.
‘혹시… 꿈 꾸셨어요?’”

그것이 신의 사랑이었는지,
아니면 전날 밤 프시케가 남긴 축복이었는지—

그 누구도 정확히 말할 순 없었다.

다만 분명한 건,
이 아침이 평소와는 다른 결로 흐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마을은 긴 침묵의 밤을 지나
천천히 빛 속으로 걸어 나오기 시작했다.

태양의 숨결이 이제 마음속 깊이 스며들며,
오랫동안 굳어서 돌이 된 진심이란 아이들도
하나둘, 다시 미세한 울림으로 반응하고 있었다.

 


 

꿈을 꾸고 난 뒤 다시 잠이 들었던 라엘이
햇살의 눈부심에 눈을 떴다.


부엌에서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들려
매무새를 바로 한 뒤 주방으로 갔다.


이레나와 카이엘은 함께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의 모습에선
아름다운 오색 빛이 흘러 나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 순간, 미라키도 그 모습을
라엘의 등 뒤에서 확인하며
눈이 휘둥그래지고 있었다.


분명 어제와는 다른 눈빛이었다.
그런데도 마치,
늘 이 평화로운 아침 속에 살아온 사람들처럼
자연스럽고 따뜻한 기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들이 먼저,
라엘과 미라키를 향해 손을 흔들며 아침 인사를 했다.


"잘 잤어요?
불편하진 않았나요?
우리 아침 먹고 마을 광장으로 가요.
모두가 두 분을 만나고 싶어한다고
촌장님이 전해 주시더라고요.



라엘과 미라키는
그런 자리를 내심 원하고 있었고,

만들 생각이었지만,
마을 사람들이 먼저 요청했다는 게 의아하기는 했다.


하지만, 둘은 살짝 긴장했다.
또 하나의 임무를 수행하는 자리라는 것을
직감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식사를 마친 사람들은 하나 둘,
바닷가에 있는 마을 광장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레나와 카이엘이 앞장서서 라엘과 미라키를 이끌었다.
어제와 같은 장소, 같은 사람들인데도—
공기는 전혀 달라져 있었다.


어제의 당당함과 인위적인 친절은
마치 옷자락처럼 벗겨지고,

그 자리에 남은 건
서툰 어색함과, 방금 피어난 감정의 수줍음이었다.

사람들의 눈동자엔
투명한 떨림과, 두려움보다 더 조심스러운 기대
아주 조용히 담겨 있었다.

누군가는 입술을 달싹였지만,
더 이상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지는 않았다.

그 조심스러운 용기들은

작은 빛알갱이처럼 떠올라

마치 공기 속을 떠다니는 희미한 별빛처럼

광장 전체를 채워나갔다.

 


 

 

그때, 가장 앞에 서 있던 이레나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우리부터 먼저 말할게요.”
이레나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그 안엔 망설임 없는 단호함이 있었다.


그녀는 한참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말했다.


“저는... 많은 걸 잊고 살았던 것 같아요.
사랑도, 감정도, 제 자신도요.



어제 밤, 라엘과 함께 잠들며—
제 마음 안에 아직 살아 있는 따뜻함을 느꼈어요.


옆에 있던 카이엘이
그 말에 맞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는… 이레나를 많이 아프게 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도 많이 무너졌습니다.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어젯밤,
그녀가 웃는 걸 보았습니다.

그 웃음 안에
‘용서’가 있었다고 느꼈습니다.


이레나는 살며시 고개를 돌려, 조용히 고백했다.


“사실, 당신을 미워한 적 없어요.
하지만... 너무 외로워서, 
당신이 날 버릴 것 같은 두려움에

저를 더 날카롭게 만들었어요.”

카이엘은 눈을 감았다가,
이레나의 손을 조심스레 잡았다.


둘 사이엔, 오래된 상처 위로
가느다란 빛의 금실이 스며들어
아픔을 덮고, 조용히 새로운 수를 놓고 있었다.

그 장면은, 눈물조차 잊게 할 만큼
모두의 마음에 조용한 진동을 남겼고,
오랫동안 말하지 못한 진심을 흔들어 깨웠다.

 


 

그러자, 한 여인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남편이 떠난 지 오래예요.

하지만… 전 아직, 그 사람을 기다리고 있어요.
사람들 앞에선 항상 웃었지만… 마음은 늘 혼자였어요.”


그 말을 들은 또 다른 이가, 자신도 모르게 손을 들었다.

“저는… 늘 혼자라는 게 익숙했어요.
사람들 틈에 있어도 늘, 안에선 허전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누군가 옆에 있어주길 바라고 있다는 걸,
처음 인정하게 됐어요.”

그때, 또 한 사람이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섰다.
마을에서 가장 조용하고
말수가 적었던 중년의 남성이었다.


그는 목소리를 내기 전,
두 손을 꼭 쥐었다가 천천히 펴며 말했다.

“저는… 아들을 용서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떠난 지 10년이 넘었는데,
그 날 마지막으로 나눈 말이…
다신 보고 싶지 않다는 거였어요.


그 말을,
아직도
제 입으로 꺼냈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젯밤 꿈에,
아들이 아주 어린 시절의 모습으로 나타나서
저를 꼭 안고 말하더군요.


‘아버지, 이제 괜찮아요. 당신을 이해해요.’

그 꿈을 꾸고 나서야,
제가 진짜로
용서를 구하고 싶다
는 걸 깨달았어요.


그리고…
그 아이가 제 마음속에
여전히 살아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의 말에, 광장은 더욱 조용해졌다.
슬픔이 아닌, 용기의 정적이었다.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고,
어떤 이는 눈가를 훔쳤고,
어떤 이는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

그 고백들은 모두의 가슴속에
묵직한 울림과 함께 잔잔히 파고들며


자신의 마음에 귀기울이는
기적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사람들의 고백을
광장 한켠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할머니가
지팡이를 짚은 채 앞으로 나섰다.


그녀가 말을 꺼낸 건 정말 처음이었다.


“나는 늘 아팠어요.

근데 그게 어디가 아프다, 왜 아프다

말을 꺼내본 적이 없었죠.”


“속이 메스꺼운 날도 있었고,

심장이 조여오는 밤도 많았는데…

그땐 그냥… 나이 탓이라 생각했어요.”


“이 동네 사람들은
다 괜찮아 보였거든요.



다들 힘듦이 하나도 없는 줄 알았어요.

웃고, 밥하고, 일하고…


다들 자기 자리를 잘 지키는 용사들처럼 보였죠.”


“그래서 나만 힘든 줄 알았어요.

그래서…
 더 말할 수 없었어요.”



“혹시 나만 이상한 건 아닐까…

나만 약한 건 아닐까…

그 생각이 더 아프게 만들었죠.”


“오늘 이렇게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꺼내는 걸 보고,

처음으로 깨달았어요.”


“다들… 말하지 않았을 뿐이었구나.

아팠는데, 그냥 말 안 하고 있었구나.
 나처럼.”


“이제야,
 진짜 숨 한번 쉴 수 있을 것 같아요.”

 

 


 

 

모든 고백이 끝난 뒤,

조용한 침묵이 광장에 내려앉았다.

그 속에서,
미라키와 라엘이 천천히 걸어나왔다.

두 사람이 사람들 앞에 마주 선 순간—
바람이 부드럽게 방향을 틀었고,
공기 속 어딘가엔 속삭임처럼 맴도는 향기가 피어올랐다.

그와 동시에,
광장 중앙의 작은 탁자 위로
은은한 빛의 입자들이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했다.

빛은 사라지지 않고, 마치 오래 기다렸다는 듯
그 자리에 조용히 두 개의 황금빛 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 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마치 하늘로부터 울려 퍼지듯
공간을 가로질렀다.

 


 

 

“난 안텔리아다.”

“너희들은… 이제 살아났구나.”

“이 황금 컵 두 개는,
마주보는 모든 이에게
마음으로 사랑을 전하라는 증표다.”

“사랑은 마음을 여는 용기로부터 시작된다.

그것이 흐를 때,
빛이 되고,
잊혔던 생명의 숨꽃이 다시 피어난다.
절대 잊지 마라.”

말이 끝나자—
황금 컵에서 조용한 물줄기가 흘러나왔다.

미라키와 라엘은 서로를 바라보고,
두 손으로 그 물을 받았다.

그리고 천천히,
사람들 하나하나의 가슴 가까이 다가가
심장 쪽에 황금빛 물을 뿌렸다.

물이 닿은 순간,
그 빛은 몸을 지나 마음 깊숙이 스며들었다.

사람들의 눈빛에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의 벅참이 일렁였고—


눈물은 뜨겁게 치솟아
말하지 못했던 슬픔들을
하나둘, 조용히 토해내기 시작했다.

 


 

 

그것은 단순한 의식이 아니었다.

“사랑할 수 있는 존재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이었다.

그날,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처음처럼, 그러나 깊게 웃었다.

더는 숨지 않았고,
더는 말하지 않아도—
마음은 눈빛으로 전해지고 있었다.

누군가는 눈을 감고
오래된 감정을 조용히 껴안았고,


누군가는 옆 사람을 바라보다
아주 천천히 마음을 꺼내놓았다.

수줍지만 진심 어린 고백,
조용히 건네는 사과,
기다려왔던,
형식적이 아닌 뜨거운 포옹들.

어떤 이는 흐느꼈고,
어떤 이는 조심스럽게 작은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은 떨리고 있었지만,
그 떨림 속엔 ‘이제 괜찮다’는 마음의 진동이 있었다.


이레나와 카이엘도

서로를 바라보며
다시 손을 맞잡았다.


오늘 처음 만난 사람처럼,
그러나 오래도록 사랑해온 사람처럼—


서로에게 아주 부드럽게,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아는 존재로
조용히, 그리고 다정히 닿아 있었다.

 


 

그 순간,
라엘과 미라키는 광장 가장자리에서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라엘은 말없이,
이 순간의 기적에
진심으로 감사의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미라키는 그런 라엘을 

조금 뒤에서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빛에는 감탄도, 안타까움도 없었다.
그저… 깊은 경외.

소리 없이 흘러나오는 천 년의 공명을 느끼고 있는 중이었다.

그때, 라엘이
멀어지는 물결을 바라보며 아주 작게 속삭였다.


“우리가 이곳에 온 이유…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아.”

미라키는 조용히 다가와 옆에 앉았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건 우리가 만든 게 아니야.
사람들의 마음 안에 이미 있었던 거야.

우린 그저…
그 문을 열어주는 열쇠였을 뿐.”

라엘은 그 말에 조용히 웃었고,
미라키도 그 웃음을 담아 미소 지었다.

서로를 마주보는 순간,
그 둘 사이엔 더 이상 어떤 말도 필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다.

그곳엔 두 개의 별이,
아주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서로를 향해 조금씩 다가가고 있었다.


다음 여정이 시작됨을 알려주는 것처럼...

 

 

📘 초영 올인원 타로북 – 크몽 구매 링크  
https://kmong.com/gig/653486

🌿 초영 올인원 타로북 – 네이버 블로그 상세 소개  
https://blog.naver.com/praharose/223792739446

☕️ 초영 올인원 타로 스터디 카페  
https://cafe.naver.com/choyoungtarot

📖 초영 타로소설 & 블로그 전체 페이지  
https://choyoungtarot.tistory.com